폐동맥색전증 필리핀 관광객, 응급조치로 생명 구해
심혈관질환자 해외여행 전 약-진단서 필히 지참
심혈관질환자 해외여행 전 약-진단서 필히 지참

부산을 방문한 필리핀 국적 관광객이 폐동맥색전증으로 쓰러졌다가 응급조치를 받고 회복한 사실이 확인됐다. 장시간 비행과 고정된 자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며 해외여행객의 건강관리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에 따르면 이달 초 부산에서 관광을 하던 55세 필리핀 여성 A씨는 지난 11월 4일 갑작스러운 흉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었고 장거리 비행 동안 장시간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온병원 심혈관센터 김현수 과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즉시 심전도·초음파·CT 검사 등을 시행해 폐동맥색전증을 진단했다. 이후 항응고제 투여 등 응급치료가 이뤄졌으며, 정맥조영 CT에서 왼쪽 종아리 심부정맥에 혈전이 확인됐다. A씨는 치료 닷새째부터 상태가 안정돼 지난 10일 퇴원했다.
폐동맥색전증은 조기 발견이 쉽지 않아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국내 통계에서도 지난 10여 년간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장거리 비행객·고령층·여성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나타난다. 특히 심혈관계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위험은 더욱 커지며 국내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장거리 항공 이동과 탈수, 고정된 자세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의들은 장시간 비행 시 주기적인 다리 움직임, 수분 섭취, 탄력 스타킹 착용 등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권고한다. 특히 심혈관질환 환자나 고령 여행객은 여행 전 진료와 복용약 점검, 영문 진료기록지 준비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탄력 압박 스타킹 착용, 1~2시간마다 다리 스트레칭, 충분한 수분 섭취가 기본이다. 또한 여행 중 의료기관 방문 가능성을 고려해 영문 진료기록지·처방전 소지, 약품 분산 보관 등이 필요한 최소한의 대비책으로 지적된다.
이번 사례는 코로나 이후 해외 이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혈전 예방과 여행 전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