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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75%인데 백신도 없다”… 아시아서 퍼지는 ‘1급 감염병’

김가영 2025-09-15 14:21 53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지코드에서 방역복을 입은 인부들이 니파 바이러스(Nipah Virus)로 사망한 환자의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이송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지코드에서 방역복을 입은 인부들이 니파 바이러스(Nipah Virus)로 사망한 환자의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이송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치사율이 최대 75%에 달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는 인수공통감염병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가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됐다. 코로나 이후 5년 만이다.

질병관리청은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제1급 법정 감염병 및 검역 감염병으로 지정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진단받은 환자나 의심자는 신고, 격리 조치, 접촉자 관리, 역학조사 등 공중보건 관리 대상이 된다. 이번 신규 지정은 2020년 1월 코로나 이후 5년여 만이다. 코로나는 2022년 4월 2급으로, 2023년 8월 4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감염병예방법에서는 법정 감염병을 심각도와 전파 가능성 등에 따라 1급에서 4급까지 나누고 있다. 이 중 1급은 생물 테러 감염병 또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큰 감염병으로 구성된다. 현재 에볼라바이러스·탄저·페스트·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이 포함돼 있으며, 니파바이러스가 더해지면서 총 18종이 됐다.

니파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치사율은 최대 75%에 달한다. 평균 잠복기는 5~14일이며 고열과 두통 증상이 3~14일 지속되다 나른함, 어지러움, 정신 착란 등을 보인다. 심한 경우 뇌염과 발작이 발생하고 24~48시간 이내 혼수상태가 될 수 있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증상 치료만 가능하다.

애초 돼지로부터 전염됐다고 알려져 ‘돼지열병’이라 불리기도 했으나 사실 첫 매개는 박쥐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숲에서 과일을 먹고 살던 박쥐가 서식지 파괴 등으로 양돈 농장 근처 과일나무로 몰렸고, 이때 박쥐가 가졌던 니파바이러스가 돼지를 거쳐 사람에게 번진 것이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 흔한 대추야자나무가 주요 전염 경로다.

1998년 말레이시아 니파에서 처음 발견돼 당시 1년간 말레이시아에서만 1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어 인도 등을 중심으로 현재까지 22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국내에선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나, 여전히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에선 매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질병청은 두 나라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로서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병청이 제시한 위험 국가 방문 시 예방 수칙은 ‘과일박쥐나 아픈 돼지 등 동물과의 접촉 피하기’ ‘생 대추야자수액 등 음료나 바닥에 떨어진 과일 섭취 삼가기’ ‘아픈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등 직접 접촉 피하기’ ‘비누와 물로 30초 이상 손 씻기 생활화하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만지지 않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