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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감염 폐 손상, 드물었는데”… 국내 14세 소녀, ‘이것’ 먹고 응급실행

김가영 2025-08-22 09:47 50

기생충 감염으로 폐가 크게 손상돼 폐 내부 흉막(폐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 박피술까지 받은 국내 10대 소녀 사례가 공개됐다.

부산대 어린이병원 소아과, 부산대 양산병원 흉부외과 의료진은 지난해 4월 호흡곤란, 기침, 피가 섞인 가래가 발생해 14세 A양이 응급실에 실려왔다고 밝혔다. A양은 약 5개월 전부터 운동할 때 호흡곤란, 가벼운 기침이 있었다고 했다. 응급실에 실려오기 10일 전부터는 이틀간 38도에 달하는 열이 있었고, 열이 내린 후에는 기침이 더 심해졌다고 했다. 이전엔 특별한 질환 없이 건강했으며 천식을 포함한 다른 알레르기 병력도 없었다. 다만, 가끔 가족과 민물 게를 먹었고 마지막으로 민물 게를 먹은 것이 응급실에 실려오기 3개월 전이라고 했다. 한편, A양 어머니는 같은 달 4월 초 건강 검진에서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발견, 폐흡충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폐흡충증은 폐흡충(폐디스토마)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A양 흉부 엑스레이 검사 결과, 폐 흉막에 다량의 삼출액(폐와 흉막 사이에 과도하게 고인 액체)이 발생한 게 확인됐다. 의료진은 즉시 관을 삽입해 삼출액을 빼냈다. 빼낸 삼출액은 심하게 탁했고 황색을 띄고 있었다. 추가 검사 결과 기관지 폐포에서 폐흡충 알이 검출돼 의료진은 폐흡충증을 확진했다. 그리고 구충제인 프라지콴텔을 경구 투여했다. 이후 A양의 증상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폐가 쭈그러드는 ‘무기폐’ 상태가 지속돼 어쩔 수 없이 흉막 박피술을 진행했다. 흉막 박피술은 흉막에 있는 섬유성 조직을 제거하면서 고여 있는 농을 완전히 없애는 수술이다. 수술 후 A양은 임상적으로 호흡곤란이 개선됐고, 추적 관찰 중 증상이 재발하지 않았으며, 폐 기능 검사에서 수치가 개선된 것이 확인했다.

A양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위생 관리 발달, 보건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소아 폐흡충증이 드물게 보고됐다”며 “A양처럼 수술적 박피술까지 필요로 하는 폐흡충증 악화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A양 사례를 통해 소아와 청소년에서도 심각한 폐흡충증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의사들은 여전히 폐 병변과 농흉이 폐흡충증에 의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폐흡충증은 우리나라에서 1960년대까지 비교적 흔한 질환이었지만 현재는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 A양처럼 민물 게를 이용한 음식 섭취에 의해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폐흡충은 사람의 폐에 주로 자리를 잡는다. 폐에 1.5~2.5cm 크기의 주머니를 형성해 그 안에 알을 낳는다. 폐흡충에 감염되면 마른기침,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복통 등을 겪는다. 다만, 구충제 프라지콴텔을 쓰면 대부분 제거된다.

이 사례는 ‘의학사례보고저널’에 지난 1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