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92%·대전 82% 대비 태부족 응급의료 법률·시행규칙 미준수 빈번강원도민들에게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구급대가 '전문인력 부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대원의 전문성이 응급서비스의 질로 이어지는 만큼 악순환이 해결되지 않으면 구급대원뿐 아니라 도민들에게까지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본지가 소방청이 발행한 '2024년 119 구급서비스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강원지역 구급 전문인력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구급대원 1073명 중 1급 응급구조사는 261명, 간호사 152명을 기록해 전체 구급대원 인원 대비 전문 응급처치가 가능한 인력은 38%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구급대원 1044명 중 응급구조사 272명, 간호사 167명으로 전문 인력이 42%까지 비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서울 51%, 경기 92%, 대전 82%, 부산 60%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특수구급차에 해당하는 119구급차에는 전문 응급처치가 가능한 1급 응급구조사 또는 간호사가 반드시 최소 1명 이상 타야한다.
그러나 강원지역은 전문 인력이 부족해 이같은 최소한의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강원도는 전북(48%)과 함께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체 구급 인원 대비 전문 인력이 50%를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도내 1급 응급구조사 또는 간호사들이 휴가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일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고, 2급 구조사들은 1급 구조사 없이 구급차를 타야하는 불안함을 감수하고 있다.
도내 한 구급대원은 "2급 응급구조사의 경우 보조 처치가 가능한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강원도는 1급 구조사나 간호사 인원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2급 구조사들끼리 구급차를 타는 경우도 꽤 있다"며 "이렇다보니 2급 구조사들은 부담감이 굉장히 심하고, 1급 구조사들은 마음 편히 휴가를 쓰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삼척 등에 응급구조학과가 생기기도 했고, 1급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채용 비율을 점점 높여나가고 있기 때문에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