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소식 DONGEUI INSTITUTE OF TECHNOLOGY
김가영 2025-05-09 09:26 7
박유진 동의과학대 응급구조과 교수
심장이 멈춘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4분은 찰나의 시간이지만 생사의 기로를 가르는 결정적 순간이 된다. 급성 심장정지는 한 해 3만 건이 넘어서고 있으며 그중에서 병원 밖인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 가족에 의해 심장 정지 상태를 발견하게 된 경우도 많았다. 그러므로 가족이 심장정지로 쓰러졌을 때 이 4분의 기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반인인 당신의 적극적인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이 간절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응급 상황 발생 시 심폐소생술 방법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등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은 현재 다양한 기관, 매체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점차 증가하여 최근에는 30%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는 우리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이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차근차근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은 왜 중요한 것일까? 일반인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를 비교해 본다면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 시 생존율이 1.7배 높게 나타났다. 그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뇌 기능 회복률이 2.3배 격차를 보인다는 부분이다. 이는 심폐소생술은 단순히 생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생존 후 삶의 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전국적으로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 상승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지역별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 격차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부산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 8대 특별·광역시 중 최고치를 달하여 다른 지역에 비해 급성 심장정지 환자 발생 비율이 전국적으로 상위권에 있으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전국 하위권에 속해 있으므로 이를 타파할 구체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넘어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심폐소생술 교육 및 연령별 맞춤형 심폐소생술 교육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심폐소생술과 더불어 환자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동심장충격기의 경우 사람이 붐비는 곳에 설치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의 경우 최근 도시철도에도 1~4호선 모든 역사에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용객이 많은 곳은 여러 대를 설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심장 정지 환자의 생존율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발판 삼아 계절별, 시간대별 심장정지 패턴을 분석하여 여름철 해수욕장, 가을 등산로 입구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장소에 방수, 방진 기능이 강화된 자동심장충격기를 확대 설치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겨울철 노인 밀집 지역에 대한 맞춤형 대응 전략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해양 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수상 안전, 익수자 구조과 관련된 실제 상황과 유사한 시뮬레이션 교육을 같이 시행하여 외상에 대비하고 심장 정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인 교육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부산의 특성과 인구를 고려한 맞춤형 심폐소생술 교육은 단순히 통계적 수치 향상을 넘어서 실질적인 생존율 증가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일, 내 가족을 구하는 일, 그 소중한 4분을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4분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심폐소생술은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 기술이 되었다. 심폐소생술은 특별한 누군가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배우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는 생명 구하기의 첫걸음이라는 인식으로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는 그날이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