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세브란스의 경우] 180회 → 199회 → 205회... 2024년엔 '30건 이하'
의정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이탈이 중증응급환자를 구조하는 닥터헬기까지 멈춰 세웠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따르면 중증응급환자 이송을 맡는 닥터헬기는 지난 2021년 180회, 2022년 199회, 2023년 205회 등을 운항하며 의료취약지역 중증 응급환자 이송을 맡아왔다.
하지만 최근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운항 횟수가 급격히 줄며 2024년도 출동 횟수는 30건 이하로 떨어졌다. 전년 대비 80%가량이 줄었다. 닥터헬기필수 인력인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해지자 이들 몸값이 2011년 제도 도입 당시보다 서너 배 치솟아 구인난이 발생했고, 지난해 의정갈등 탓에 환자도 수동적으로 수용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닥터헬기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비롯해 인천 가천대길병원,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경북 안동병원, 전북 익산 원광대병원, 전남 목포한국병원, 제주 한라병원 등 총 8곳에 배치돼 있다. 내부에 인공호흡기, 제세동기, 초음파 기기 등 첨단의료기기를 탑재해 이송 도중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의료기관 모두 구인난과 비용 부담 등으로 닥터헬기 운영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6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A권역 닥터헬기는 지난해 한 달 평균 2건 출동했다. C권역과 D권역도 지난해 운항 횟수가 급격히 줄어 2023년도 대비 각각 68.7%, 43.8% 감소했다.
의료기관 운영 부담 가중... 대기·출동수당 인상도 과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관계자는 "현재는 구조 요청이 와도 헬기를 타고 갈 응급의료진이 없는 상태"라며 "의정갈등으로 전공의가 빠진 것도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취약지에서 발생하는 중증 응급환자들은 닥터헬기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닥터헬기가 서둘러 운항할 수 있도록 의정갈등이 빨리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닥터헬기 이용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1092명, 2021년 1082명, 2022년 1071명, 2023년 1550명, 2024년 8월까지 778명이 이용했다. 인구 밀집 지역인 경기 수원의 경우 지난해 연간 375명, 하루 1명 꼴로 닥터헬기를 이용했다.
하지만 강원권 영동지역과 경기 북부, 전남 동부, 충북, 부산, 울산, 경남 등은 닥터헬기가 배치되지 않아 초긴급을 요하는 응급환자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들 지역과 의료기관이 닥터헬기 도입에 난색을 표하는 점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닥터헬기 추가 배치를 위해 두 차례 공모를 실시했다. 하지만 신청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 4일 진행한 3차 공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원도 내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가뜩이나 인력이 없는 상황에 대기·출동 수당이 적은 것도 지원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의료진들은 대기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난해 관련 예산은 무산됐다"고 말했다. 현재 의사 대기.출동 수당은 회당 20만 원이다. 간호사.응급구조사 수당은 회당 10만 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지난해 닥터헬기 추가 배치를 위해 병원 내 닥터헬기 탑승 인력 대기 수당 인상을 위한 응급의료이송체계 지원 예산 16억8300만 원을 증액하려고 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한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닥터헬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82회 출동하며 영월, 횡성, 평창 등 의료취약지역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