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추석 연휴 일각에서 제기한 정도의 응급의료 현장의 대란은 없었지만, 이는 끝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는 의료계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18일 응급의학회 이경원 공보이사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일각에서 제기된 추석 응급의료 대란은 없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그렇지만 경증 비응급 환자들의 진료 대기‧불편은 명확히 예상되는 바였고 사실이 그러했다”며 “정부 대책이 효과가 없었다고 하긴 어렵지만 이것 만으로 추석 연휴 응급의료 대란이 없었다고 한다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많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묵묵히 각자 근무하는 응급실에서 최선을 다해 응급진료에 임한 것에 정부정책도 일부 도움이 됐다는 것.
이어 이경원 이사는 응급의료 현장의 의사들이 격무에 시달리며 일부 질환까지 얻고 있어 앞으로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사람이고 7개월이 넘어가는 오랜 격무로 허리디스크가 터져 수술을 받기도 하고, 골절이 발생해 병가를 내기도 했다”며 “점점 힘들어지는 응급의료 현장의 어려움은 연말로 갈수록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정말 걱정”이라고 짚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적‧법적 지원을 부탁했다. 이 이사는 “한시적 수가 대책 가운데 제도화 및 상시화를 통해 응급의료에 대한 실질적 보상을 높이고 민‧형사상 법적 처벌과 손해배상 최고액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법률‧제도적 개선이 속도감 있게 정부‧국회에서 이뤄져야 빈사 상태에 놓인 응급의료 분야에 생기가 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응급실 뺑뺑이’라는 표현에 대한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경원 이사는 “언론에서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아니라, 정말 환자 생명과 안전에 위해가 발생한 사례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원인을 규명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러나 고장 난 녹음기처럼 반복되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사실이 아닌 보도가 자신과 가족까지 희생하며 1년 365일 24시간 전국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간호사‧응급구조사‧방사선사‧임상병리사 등 응급의료인의 사기를 꺽고, 일을 그만둬야 하는지 회의를 들게 만든다는 것.
이 이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안과 응급 수술을 15시간에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적인 수용능력 확인 및 이송에 따른 것을 ‘응급실 뺑뺑이’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으며, 손가락 절단 환자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응급실에서 진료받고 타 병원으로 전원 되거나, 119구급대가 수용 능력 확인을 위해 사전에 응급의료기관에 확인 전화를 한 사례까지 모두 ‘응급실 뺑뺑이’로 보도하고 있다”며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경원 이사는 “국민‧환자‧보호자는 점점 불안해하고, 심지어 119 신고가 필요없는 경증‧비경증 환자까지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야만 응급실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레짐작이 확산되며 119구급대 활동에 필요없는 부담마저 더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이사는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국민이 예기치 못한 급성 질환이나 외상이 발생해 적기에 적절한 응급의료기관에서 응급처치를 받아 생명을 구하고 후유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어디서나 어느 시간에도 반드시 응급의료체계는 지켜져야 하며 유지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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