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소방실습 기간이 다가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성산동부소방서로 향했다. 이번 실습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과 소방 선배님들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욱 열정적으로 경험하자하는 다짐과 함께 나의 표선119센터 실습이 시작되었다.
실습 둘째 날, 전날과는 다르게 유독 날카롭게 들리는 사이렌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그 순간, 출동지령서를 본 반장님들과 팀장님이 평소 보여주시던 온화한 표정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날렵하게 차고로 전력질주를 시작하셨다.
정확한 사고현장 상황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혹시 모를 인명피해를 대비해 제일 먼저 구급차가 출발하고 펌프차, 물탱크차, 구조대 차량들이 일렬종대로 마치 한 몸처럼 현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멀리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회색짙은 연기를 보니, 이제 정말 현장에 왔다는게 피부로 느껴지는 찰나. 창틀 사이로 새어나오는 검은 연기, 소방학개론 시간에 배웠던 소방관들이 가장 경계한다는 백드래프트의 전조 현상인 플래시 오버 현상를 연상케 하였다. 그 뒤로 화재진압이 되었고, 다행히 따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습을 하며 놀라웠던 점은 생각보다 많은 차량들이 구급차가 이동할 때 길 터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당시 도로상황이나 운전실력이 미숙하여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점은 정말 가족들이 응급상황이면 어떨까라는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생각하여 적극적으로 양보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4주동안 친절하게 알려주신 표선119센터 반장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끝으로 기고문을 마친다. <김영헌 / 대학생(제주한라대학교 응급구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