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심화과정 소방재난대응학과 DONGEUI INSTITUTE OF TECHNOLOGY


김해 주촌신도시 축사악취 여전···돌파구 찾나

임수연 2024-07-09 09:20 291

경남 김해시가 추진하는 ‘원지지구 농촌 공간 정비사업’ 대상에 포함된 축사. 김해시 제공
“날씨가 더워지니 악취가 너무 심해졌어요. 창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 거주하는 40대 박 모 씨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자 부쩍 심해진 축사악취 탓에 환기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편차는 있지만 유난히 악취가 코를 찌르는 날이면 창문을 여는 게 곤욕이다. 시에 민원을 넣어 봐도 시원한 답을 얻기는 어렵다.

박 씨는 “더울 때 악취가 덩달아 심해지니 더 큰 문제”라며 “창문을 열면 숨을 쉴 수가 없고 두통을 겪기도 한다. 행정기관이 나서서 고충을 덜어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돼지 축사가 곳곳에 자리했던 김해시 주촌면은 2019년 대규모 주거지가 조성되면서 신도시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2018년 1518세대에 이어 2019년에만 3435세대, 942세대, 851세대 등 공동주택 입주 물량이 대거 쏟아졌다. 내년에도 992세대 단지가 들어선다.

축사에서 풍겨오는 악취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건 이 무렵부터다. 한때 이곳에서는 악취 민원이 연간 4000여 건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시는 2021년 축산악취저감 5개년 종합대책을 세웠고, 이듬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원지지구 농촌 공간 정비사업 공모에 신청해 선정됐다.

그러나 여름철만 되면 뜨거운 온도 탓에 분뇨 냄새가 더욱 심해져 주민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시가 추진 중인 축산악취저감 대책은 말 그대로 악취를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해소법이 아닌데 다, 원지지구 농촌 공간 정비사업도 아직 시작 단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김해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2019년부터 민원이 급증했다. 탈취제를 살포하고 폐수 방출을 단속하는 등 지도점검, 단속 지원사업을 병행했다. 덕분에 악취가 많이 줄긴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었다”며 “냄새를 없애려면 축사를 모두 이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촌신도시 인근에 있는 축사는 7~8곳으로 돼지 2만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김해시가 추진하는 원지지구 농촌 공간 정비사업은 주촌신도시 인근 축사 중 주택 밀집 지역과 인접한 주촌면 원지리 대리마을과 석칠마을 일대 축사 6개를 정비하는 게 골자다. 2026년까지 사업 대상지 8만 7328㎡에 예산 450억 원을 투입해 완료할 예정이다.

8일 김해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1지구와 2지구로 나눠 진행한다. 1지구 축사 2곳 사업지 5303㎡는 내년, 2지구 축사 4개 사업지 8만 2025㎡는 2026년 정비를 끝낼 계획이다. 정비를 마친 후에는 해당 지역에 농업클러스터와 치유공원, 주거단지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김해시 건설과 관계자는 “1지구의 경우 지난해 4월 기본계획을 승인하고 7월 정비에 착수했다. 축사 1곳은 지난 2월 철거했고, 나머지 1곳은 감정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보상 협의가 중요하다. 준공 시기 결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정비사업에서 축사 1~2곳은 어쩔 수 없이 제외됐다. 공장과 공장 사이에 있어서 부지를 사들여도 이후 활용 방향이 애매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주거단지 인근 축사는 대부분 정리가 돼 악취가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