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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 병원 급해” 응급상황실은 하루 300번 가슴 졸인다

임수연 2024-03-20 10:24 358

지난 13일 서울 중구의 한 빌딩 7층에 마련된 정부 ‘긴급 대응 응급의료 상황실’. 전광판에는 전국 응급실 병상 가동률과 지역별 환자 이송 통계 등이 표시됐다.
응급의료 상황실은 ‘의료 공백’ 사태 이후 정부가 갈 곳 잃은 중증·응급 환자와 여력 있는 병원을 연결하기 위해 지난 4일 만든 것이다.
상황실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설치됐다. 17일 오후까지 3860여 건의 응급 연락을 주고받았다.
상황실 근무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과 공중보건의 8명, 응급구조사·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42명 등 총 55명으로 구성됐다.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4개 권역을 나눠 맡는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경상권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부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걸려왔다.
한 70대 여성이 집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20여 분의 심폐소생술(CPR) 끝에 심장박동은 되살렸지만, 응급수술이나 입원 치료를 할 여력은 없다는 내용이었다.
담당자는 환자 상태와 필요한 치료 등을 모니터에 빠르게 입력했다.

통화 내용을 듣던 공보의가 잰걸음으로 다가와 메모지에 추가로 확인할 사항을 적어 보여줬다.
상황실이 1시간여쯤 수소문한 끝에 이 환자는 100여㎞ 떨어진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곳 공보의들은 하루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한다.
환자 중증도와 필요한 처치 등을 종합해 이송이 가능한 병원을 판단한다.
공보의 류광준(33)씨는 “걸려오는 전화 대다수가 환자 목숨이 걸린 내용이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오후 4시 30분 직원들 모니터에 ‘상담 건수 61건’이란 문자가 찍혔다. 그 시각까지 61건의 응급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뜻이다.
24시간 최대 300여 건의 응급 전원 상담을 처리한다고 한다.
한 근무자는 “온종일 일해야 할 때는 냉수를 계속 마시며 졸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