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터헬기는 그 후로도 매일 같이 인천과 충청 일부 지역에서 환자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그렇게 이송한 환자가 1700명 이상이다.
닥터헬기가 없었다면 1700명이 넘는 이들의 운명이 달리 되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섬마을 사람들에게 닥터헬기는 하늘을 나는 구급차이자 응급실이다.
가천대 길병원 닥터헬기를 조종하고 있는 헬리코리아 한승수 기장은 “섬에서 위급한 환자가 배 타고 차 타고
병원까지 오다보면 시간이 오래 걸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며 “인천에 반드시 닥터헬기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4담: 네 가지 담지 못한 이야기>
1. 닥터헬기 조종사는 환자 연령, 질환, 현재 상태 등에 대해 묻지 않는다.
환자 정보를 들으면 마음이 조급해져 무리한 조종을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통화 버튼을 누르면 조종사 뒤편 상황을 들을 수 있지만, 이 역시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듣지 않는다고 한다.
2. 자동차가 그렇듯 헬기도 자주 운항하다보면 익숙해지는 ‘하늘 길’이 있다고 한다.
헬기의 경우 비행 고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지형지물이 잘 보여 길이 익숙해지기 쉽다.
한 기장은 “비행하다보면 눈에 익은 산들을 보면서 ‘여기구나, 여기 쯤 왔구나’하는 감이 온다”고 말했다.
3. 한승수 기장의 취미는 전자오르간이다. 군 입대 전부터 음악과 악기에 관심이 많았다.
‘본인피셜(본인+오피셜)’로는 준프로 수준. 웬만한 7080음악은 모두 연주할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인터뷰 장소에 전자오르간이 없어 직접 들어볼 순 없었다.
악기 연주와는 별개로 체력 관리를 위해 주 4회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4. 닥터헬기 운항관리실이나 회사에는 헬기 소음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접수된다.
닥터헬기 도입 초반에는 말려놓은 고추가 날아간다고, 지붕이 날아간다고 민원을 넣는 이들도 있었다.
한 기장은 “특정 지역에서 민원이 들어온다고 전달 받으면 그곳은 최대한 피해서 운항하고 있다”며 “시끄러운 건 맞다.
그러나 본인도 아프면 탈 수 있다.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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